윤리학의 상대주의

현재의 지적 분위기는 ‘윤리적 상대주의’가 주도한다. 어떤 도덕적 법칙이 내가 속해있는 환경 안에서만 유효하다는 관점이다. 영업사원이 지켜야할 행동 규범은 영업인들 사이에서만 제 목적을 다하는 것처럼 말이다. 대부분의 사회학자들은 가치와 규범이 보편적, 객관적, 일반적 타당성을 갖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나는 수천년 전 인류의 모든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들이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대체로 동의하였던 삶의 기본 규범과 가치가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이런 가치들은 모든 인간에게 타당하며 일반화하기 충분하다.

에리히 프롬이 말하는 광기

인간은 주변 사람들 및 자연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래서 광기란 <관계가 하나도 없는 사람>, <관계를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어떤 관계도 맺지 않거나, 맺을 의지를 상실한 사람은 미친 사람이다.

올바른 권위란?

현대의 윤리문제로서의 권위를 거론하기에 앞서 우선 <권위>라는 개념에 대해 몇가지 이론적 설명을 곁들여야 한다. <공개적으로 행사하는 권위>와 <익명의 권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 둘의 차이는 매우 중요하기 떄문에 절대 간과해서는 안된다.

<공개적 권위>란, 예를 들어 아버지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마라. 하면 이런 안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어!”

<익명의 권위>는 엄마가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엄마는 네가 그걸 하고 싶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 엄마는 우리 아들 믿어~”

후자가 더 달콤하게 느껴지지만, 나는 엄마의 목소리 톤에서 엄마가 무엇을 원하고 원치 않는지를 이미 여러차레 경험했다. 엄마의 슬픔,절망,공포 등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에 엄마가 암묵적으로 나에게 암시한 말을 따르지 않을 경우 흠씬 두들겨 맞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가 닥칠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첫번째의 권위는 공개적이고 솔직하다. 두번째의 권위는 관용과 양보의 외양을 띠고 있지만 게임의 규칙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상대가 무엇을 기대하는지 잘 안다. 우리는 <공개적 권위>를 택해야 한다. <익명의 권위>는 저항하기 매우 힘들며, 저항할 수 있어야 올바른 권위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과 자유의지의 역설

현대에서 <익명의 권위>는 시장이요, 여론이며, 건강한 이성으로 간주된다. 이는 남들과 다르지 않고 싶다는 소망, 무리에서 벗어나다가는 들킬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발현된다. 모두가 자신의 자유의지로 행동한다는 착각 속에서 산다. 실제로 현대인은 자기 자신에 대해 가장 많이 착각한다.

현재 학교에서, 직장에서, SNS에서 샤머니즘이나 토테미즘같은 같은 우상 숭배에 대해 이야기하면 아마도 많은 이들이 마귀나 가나안족의 우상을 떠올리며 핀잔을 줄 것이다. 우리가 우상숭배를 극복한 고귀한 이들처럼 이야기한다. 하지만 바뀐 것은 대상 뿐이다. 인간의 사물 숭배, 우리 손으로 만든 결과물에 대한 숭배는 선지자들이 말했던 것과 똑같은 우상숭배다. 현대인들이 만든 사물의 신은 선지자들이 말한 우상과 똑같이 눈이 있어도 볼 수 없고, 손이 있어도 아무것도 만질 수 없다.

우리는 사물을, 우리 자신의 손으로 만든 결과물을 숭배하고 그 앞에 무릎을 꿇는다.

참고서적 - 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매일 밤 긍정적인 글을 읽고,

매일 아침 유익한 말에 귀를 기울여라.

그게 무수히 쌓여 곧 당신이 된다"

-톰 홉킨스-